요즘 러닝이 붐이죠. 저도 의사의 권유로 달리기를 하고 있습니다만, 운동을 할 때마다 ‘이건 내게 마치 중력을 거스르는 일이 아닌가’하는 생각이 듭니다. 편하게 눕고 릴랙스하며 먹고 싶은 것을 먹는 이토록 달콤하고 자연스러운 것이 내 몸에 중력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요. 그런데, 언제부턴가 운동에서 오는 그 고통이 마치 중력을 내가 잠시나마 거스르는 듯하고 관성에서 벗어나고 있다는 쾌감으로 변하는 것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그러다 문득, ‘일을 한다는 것’도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일 보다 놀고 쉬고 싶은 것이 더 좋은 것이 우리 몸에 내재된 DNA 같은데, 우리는 일에 가장 많은 자원을 쓰고 있죠. 그런데, 힘들고 고통스럽고 징글징글하게 일을 하다보면 무언가 모순되는 것 같은 만족감과 쾌감을 느낄 때가 있습니다.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저의 경우에는 원해서 시작한 일이 아니더라도 마음을 담아 어떤 임계점을 넘으면 그런 쾌감이 느껴지고, 그걸 느끼기 위해 다시 마음을 담아보게 되더군요. 
일과 운동, 무언가를 거스른다는 그 만족감을 위해 고통을 자처하는 이상한 유전자가 우리 인간에게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 Min